게임에서 콜라보레이션은 자주 볼 수 있는 홍보수단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작품 간의 협력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달해준다. 물론 모든 콜라보레이션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예상 밖의 히트를 기록하는 콜라보레이션이 있는가 하면, ‘이건 대체 왜?’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당황스러운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된 적도 있다. 게임 속 뜬금없는 콜라보레이션. 의문 가득한 그 현장을 함께 살펴보자.
■ 던전 앤 파이터 X 마기 콜라보레이션
던전 앤 파이터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장수 온라인 게임이다. 긴 서비스 기간만큼이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오기도 했다. 2014년부터는 종종 일본 작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고 그때마다 큰 이슈를 몰고 왔다.
던전 앤 파이터에서 진행한 콜라보레이션의 경우, 일본 서버에서 먼저 진행했던 것을 한국에 역수입하는 형태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시기, 작품 등의 면에서 뜬금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애니메이션 마기(원작은 만화)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이 콜라보레이션에 한국 유저들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Fate/Zero나 소드 아트 온라인 콜라보레이션은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한국 유저들에게도 인기 있는 작품과의 콜라보레이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기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심지어 주인공인 알라딘의 아바타는 등장하지도 않아 그나마 마기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아쉬운 콜라보레이션이었다.
▲ 심지어 마기가 아닌 아라비안 나이트 콘셉트 아바타로 여기는 유저도 있었다.
■ 몬스터 스트라이트 X 울트라맨 콜라보레이션
- “10~20대 유저도 좀 챙겨주세요.”
일본 게임 시장에서 콜라보레이션은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손꼽힌다. 그중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작품 대부분을 게임에 잘 어울리게 재구성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이한 점은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대부분 오래된 작품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생수, 도라에몽, 세인트 세이야, 루팡 3세 등 10대~20대 세대보다 30대~40대 유저들을 겨냥한 콜라보레이션이 많기에, 젊은 유저들은 뜬금없는 콜라보레이션으로 비난하는 경우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60년대에 시작된 작품인 울트라맨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10~20대 유저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30~40대 유저들의 결제 비율이 높다고 하지만, 최신 트렌드에 맞는 콜라보레이션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70~80년대 IP와 자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 엘소드 X 스마일 프리큐어 콜라보레이션
- “어떤 유저를 겨냥한 콜라보인가?”
엘소드는 넥슨과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액션 게임이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재미있는 스토리로 국내에도 상당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게임으로 시작해 라이트노벨이나 만화책으로 나올 정도로 소비층도 넓은 편이다.
엘소드의 인기 비결은 쉬운 조작과 화려한 액션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다양하게 꾸밀 수 있는 아바타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엘소드에서 진행되는 콜라보레이션은 아바타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로 가수나 연예인 관련 아바타가 편이며, 몇 차례 애니메이션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적도 있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콜라보레이션은 라바였다. 그래도 이쪽은 개그 콘셉트로 웃어넘길 수는 있었는데, 그 후에 진행된 스마일 프리큐어 콜라보레이션은 그야말로 뜬금없었다. 애초에 어린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이었기에, 작품 선정에 당황해하는 유저도 많았다. 거기에 충격적인 헤어 아바타 퀄리티로 엘소드 유저들 사이에서는 흑역사로 통하고 있다.
▲ 물론 소비층이 여자아이 뿐인건 아니지만…….
▲충격의 라바 콜라보레이션
■ 큐라레: 마법도서관 X 엉덩국 콜라보레이션
- “충격과 공포가 여기있다.”
뜬금없는 콜라보레이션이라도 전부 실패한 것만은 아니다. 큐라레: 마법도서관은 모바일 CCG 중에서도 미려한 카드 일러스트로 다수의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콜라보레이션으로 한 획을 그은 작품이기도 하다. 카드 일러스트 외에도 당황스러운 콜라보레이션 다수 선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엉덩국과 레바는 여러 의미에서 최고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손꼽히고 있다.
엉덩국은 특이한 그림체와 이상하면서도 몰입감 있는 스토리로 웹상에서 이슈가 된 만화를 그린 작가의 필명이다. 해당 작품은 ‘찰지구나’,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등 수많은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고퀄리티 일러스트로 잘 알려진 큐라레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해서는 많은 유저들이 의문을 품었다. 그리고 카드 일러스트가 공개됐을 때 유저들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결과만 말하자면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엉덩국 캐릭터를 재해석한 큐라레의 고퀄리티 일러스트는 유저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후 팬 투표를 통해 진행한 레바툰과의 콜라보레이션도 매우 큰 호응을 얻었다. 123시간 점검이라는 굴욕적인 전설을 남겼으나, 그마저도 ‘레바가 도서관 불태우고 있다’며 콜라보레이션의 일환으로 승화될 정도로 국산 콜라보레이션과의 좋은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 좋고 나쁘고를 떠나 정말 많은 것을 남겨준 레바 콜라보레이션.
콜라보레이션은 두 작품이 만나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물론 어떤 작품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매출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콜라보레이션이 일반화된 지금은 단순한 콜라보레이션만으로는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되어야만 유저들을 만족시킬 콜라보레이션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해본다.
헝그리앱 신상호(ssh1520@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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