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토는 네이버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
그리고 네이버내의 팀 중에서도 어학사전&전문정보팀과 플리토 내의 언어 데이터 즉 Corpus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네이버 측은 2014년 5월 첫만남 이후 적지 않은 데이터를 구입하였고 2016년 7월 현시점에도 (스타트업에겐) 꽤 많은 금액의 계약이 이루어져 데이터 판매가 진행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대표로써의 좋은 자질이 아니다. 고객사의 가랑이 아래를 기고 구두를 핥아서라도 매출을 올리고 회사를 키워도 모자랄 판에 사사로운 감정으로 이런 글을 적는 것은 분명 어리석고 후회할 행동이다. 그래도 내 공간에서 나도 작은 넋두리 하나 해보고 싶다.
흥미로운 것이 하나 있다. 이번 "참여번역 Q"를 출시한 팀이 바로 현재도 우리와 계약관계에 있고 데이터 판매계약을 진행중인 어학사전&전문정보팀이라는 사실이다. (그 관계자 분들도 현재 내 페북의 친구이다.)
2014년 첫 미팅 당시 해당 팀 관계자분들에게 서비스 소개를 하였고 관계자분들은 이미 존재하였던 네이버 어학사전 예문 이용자 참여 번역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데 플리토는 보상시스템 등으로 유저 참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신기해하였다. 또 텍스트를 떠나 음성이나 사진등의 번역 유도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셨다. 네이버는 "자동번역 개발"에 집중을 하고 유저참여쪽은 네이버가 진출할 분야는 아니라고 하였다. 모두 따뜻하게 대해 주셨고 인상도 너무 선하셔서 매번 네이버와 만난 후에는 기분이 좋았었다.
자동번역 개발에 집중한다던 팀에서 시작한 "참여번역 Q". 한시간 정도 사용해 보니 UI와 Flow가 너무 같다. 특히 메모부분이나 사진 및 음성 전달 부분은 우리서비스를 사용하는 것 같아 처음 써보는 서비스이지만 한치의 망설임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었다.
난 큰 기업에서 스타트업의 서비스 진영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무한 경쟁시대에서 초기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기르지 않은 채 대기업이 밥그릇을 넘본다고 징징거리는 건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우리가 할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주변에 큰 기업들도 결국 그 무한 경쟁에서 생존한 스타트업들이었다.
하지만 허탈한 웃음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있다.
플리토와 흡사한 이 서비스가 존경받는 굴지의 기업이자 플리토의 파트너사 그리고 하필이면 그 파트너사 내의 팀 중 플리토와 직접 계약을 맺은 팀에서 나온 서비스라는 것이다.
항간에 정부에서 이런 것을 규제하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게 과연 법률로 해결될 문제일까?
한국의 문화..
한국의 문화는 스타트업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
대기업은 스타트 업의 서비스를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작은 회사 그리고 나이어린 사장 이 두가지는 한국문화에서 무시받기 딱 좋은 기준이다.
"A라는 듣보잡 회사 대표 누구야? 어리네. 학교는 어디나왔어? 아 거기? 내 후배네. 걔네가 뭐 알어? 우리가 직원들도 더 많고.. 그런 서비스 두달이면 만들어. 가서 똑같이 만들어와 "
이런 과정은 어느 대기업이나 판치고 있다. 과연 그걸 제재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 수 있을까? 이건 한국의 문화인데..? 우린 이렇게 교육받았는데..?
스타트업에는 창업자의 철학이 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적은 무엇인지. 수 많은 창업자들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하루를 불태운다.
미국에서 스타트업 시장의 M&A가 활발한 이유,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 이건 결코 그들이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의 개발진이라면 그들이 인수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기술은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들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진정한 이유는 결국 그 서비스를 만든 철학을 사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허탈한건 덩치큰 기업으로 부터 우리가 보호받지 못해서가 아니다.
껍데기만 베낀 차가운 서비스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철학으로 만든 따뜻하게 살아숨쉬는 서비스가 너무 안쓰러워 보여서이다.
마음이 시릴 정도로 안쓰럽기 때문이다.
어차피 무한 경쟁이다. 정신차려야지.
네이버 할배가 와도 어차피 번역은 플리토다.
언능 브라우져 켜고 네이버 검색창에서 번역시장 검색해봐야지.
검색은 역시 네이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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