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퍼니지가 모두의 퍼즐펫으로 카카오 게임에 입성했다. 혹자는 카카오 게임의 위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지적하지만, 퍼즐은 RPG보다 견고한 영역을 구축한 시장이다. 이미 퍼니지는 카카오 버전 출시 전에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했으며, 퍼즐 장르로 독특하게 소프트 런칭 버전까지 진행할 정도로 전 세계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집했다.
RPG나 레이싱처럼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운 장르는 아닌 탓에 퍼즐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냉정하게 배척당한다. 그래서 소프트 런칭과 글로벌 빌드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국내로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고 돌아온 모두의 퍼즐펫 for Kakao에 대해 알아보고자 퍼니지의 박세진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겨울에 정식 빌드를 출시한 이후 안정화와 함께 콘텐츠의 내실을 다지는 것에 집중했다. RPG처럼 외형과 성장 중심으로 흘러가는 동선이 아닌 탓에 퍼즐이 추구할 기본적인 재미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소프트 런칭 빌드로 각 지역의 지표와 성향을 파악,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팡류 게임이 넘쳐나서 시장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던 적이 있다. 당시 피로도와 싫증은 현재 RPG로 이어졌다. 게임도 유행에 민감한 문화상품으로 접근한다면 다시 퍼즐로 돌아올 시기가 도래한 듯하다.
1개 이상의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퍼즐은 제격이다. 과거 PC방에서 레이드와 레벨업에 지친 유저들이 고스톱이나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했던 것처럼 리프레시 개념이 퍼즐이기 때문이다.
그저 간식처럼 플레이하는 퍼즐이지만,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RPG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글로벌 원빌드와 달리 국내는 콘텐츠의 보강과 함께 내실을 다지는 시스템 설계로 접근했다.
그저 카카오 게임이니까 소셜 기능에 치중한 초대와 경쟁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물론 그 부분을 바탕에 두고, 게임을 하나부터 열까지 리뉴얼을 했다. 대표적인 것이 퍼즐에 텐션(Tension, 긴장)을 강조하여 단순한 스테이지 클리어의 성취감과 함께 유저들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사실 퍼즐은 아이템이나 운보다 실력에 의해 재미가 결정된다. 운칠기삼을 무시할 정도의 결제를 진행하는 집단이 아닌 이상 어차피 실력으로 재미의 강도가 달라진다.
그 결과 우리 게임은 짬을 내어 잠깐 즐기는 라이트 집단과 남들보다 빨리 클리어하는 헤비 집단을 아우를 수 있도록 레벨 디자인을 견고하게 설계했다. 실제 게임 플레이도 초반 30번째 스테이지까지 실질적인 튜토리얼에 가깝다.
초반은 게임이 쉽다고 느낄 정도로 진행 속도가 빠르지만, 두 번째 챕터부터 서서히 허들을 주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행운을 가장한 실력이 있는 유저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중반부터 실력 향상을 위한 밑거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과거 네모나몽 시절부터 퍼즐 게임을 기획할 때 기본에 충실히 하고자 맘먹었다. '배우기는 쉽지만, '마스터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고, 130개의 스테이지를 준비했다.
일반 버전은 스테이지가 카카오 버전의 두 배지만, 그저 스테이지를 추가를 앞세운 업데이트는 지양할 계획이다. 특정 집단을 위한 게임이 아닌 탓에 스테이지 추가도 유저들의 숙련도를 냉정하게 지켜보며, 추가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모두의 퍼즐펫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정동진 기자(jdj@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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