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정민 아트 팀장, 서영조 대표, 반도형 아트 디렉터
국내는 레기온즈로 해외는 배틀 오브 더 쓰론(Battle for the Throne)로 알려진 드라이어드가 또 다른 신작을 개발 중이다. 이전 작품에서 선보였던 중후하고 묵직한 것과 달리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악동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워낙 조용히 개발만 진행하고 있는 덕분에 알려지지 않았던 프로젝트 YO를 반도형 아트디렉터와 김정민 아트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둘 다 옛날 사람이라서 요즘 작업 환경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적응이 걸렸다. 연필에서 태블릿으로 작업하는 환경이나 툴이 바뀐 탓도 있고, 연필과 다른 질감 탓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고 운을 뗀 드라이어드의 아트팀.
일반적으로 아트팀은 게임의 얼굴을 그린다고 보면 된다. 유저들이 제일 먼저 보고, 많이 보게 되는 각종 이미지가 이들의 손을 거친다. 그래서 게임의 컨셉과 맞지 않으면 소위 말하는 갈아엎기는 밥 먹듯이 진행한다.
"레기온즈는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지금이야 사람도 늘었고, 작업 환경도 좋아졌지만 이전에는 환경보다 여유가 없었다는 말이 솔직할 듯싶다. 워낙 적은 인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 시간과 일정에 쫓겼다. 비록 게임은 정상 궤도로 올랐지만, 과거의 작업물을 보면 고생했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흘러 지나간다."
이어 "그냥 틀에 맞춰 찍어낸다는 말이 듣기 싫었기에 캐릭터 하나하나 신경을 썼다. 일정에 쫓기더라도 손을 거쳐서 나간 캐릭터가 이왕이면 멋지고 예쁘게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강했다. 그저 빨리 만들어서 결과물로 내놓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실 반도형 아트디렉터와 김정민 아트 팀장은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가졌지만, 때로는 부부처럼 하나의 결과를 위해 똘똘 뭉치기도 한다. 그런 그들에게 2014년 12월 20일은 기억에 남는 날이다.
"대표와 함께 레기온즈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다른 프로젝트가 공론화됐다. 당시 들었던 말은 '3일 정도면 되지 않을까?'였고, 재확인하니 '1주일이면 되지 않을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저 막연한 느낌을 그림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힘든 일이고, 아직도 익숙지 않은 작업이다."
또 "그래도 레기온즈를 진행하면서 아쉬움이 컸던 터라 후발 프로젝트는 이전보다 나아진 작업 환경 중에서 여유롭게 진행했다. 아무래도 기존 직원들끼리 팀웍이 좋아진 덕분에 작업 속도는 엄청났다."고 전했다.
그 결과 프로젝트 YO는 레기온즈보다 프로토타입을 6개월 만에 완성했다. 참고로 레기온즈의 프로토타입은 1년 반이 넘어서야 등장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프로젝트 YO는 엄청난 속도다.
"이름은 다르지만, 레기온즈와 프로젝트 YO는 연관성이 있다. 레기온즈와 비슷한 전략 RPG이며, 레기온즈에서 인기가 있었던 캐릭터가 후속작으로 등장한다. 물론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맞지만, 유저들이 볼 때는 악한 기운보다는 악동의 느낌이 훨씬 강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이어 "레기온즈처럼 글로벌 마켓을 겨냥한 게임이고, 특정 집단을 위한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보면 익숙할 수 있는 코드를 담기로 했다. 그래서 등장하는 캐릭터의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아무래도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부분이고, 첫인상으로 게임의 이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프로젝트 YO 일러스트를 보면 레기온즈의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 악당이 악동으로 변한 컨셉이 많다.
"레기온즈가 보여줬던 이미지는 거칠고, 선이 굵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치열한 전장이다. 이에 비해 프로젝트 YO는 짜리몽땅 악동들이 '따꿍따꿍'하면서 오두방정 액션을 펼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러스트 한 장으로 게임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느낀다면 절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아직 등장할 캐릭터도 많고, 그려낼 캐릭터도 많다. 지금까지 그려온 캐릭터만 만 마리(?) 이상 될 정도라 무수하게 그릴 일만 남았다. 색다른 분위기를 가진 게임이라 등장했을 때 격한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을 맺었다.
정동진 기자(jdj@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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