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찾으려면 불을 질러야 한다. 그런데 조금만 판단이 늦으면 그 불에 닭도 죽고, 플레이어도 죽는다.
베트남의 1인 개발자 픽스팝(PixPop)이 독특한 규칙을 앞세운 안드로이드 게임 ‘스트로 파이어(Straw Fire)’를 지난 8월 30일 글로벌 출시했다. 한국에서도 무료로 내려받아 플레이할 수 있다.
‘스트로 파이어’의 무대는 베트남의 한 농장이다. 농장 곳곳의 짚더미에는 닭들이 숨어 있지만 플레이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짚을 헤쳐보거나 다른 방법으로 닭의 위치를 확인할 수도 없다. 닭을 찾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짚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플레이어가 던진 장작은 세 칸 앞에 떨어지고, 3초가 지나면 십자 형태로 폭발하면서 주변 짚으로 불길을 퍼뜨린다. 짚이 타면서 숨어 있던 닭이 모습을 드러내지만 여기서부터가 진짜 문제다. 닭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2초다.
재빨리 닭에게 달려가 구조하지 못하면 자신이 지른 불에 닭이 타 죽는다. 반대로 플레이어가 위치를 잘못 잡았다가는 닭을 구하기는커녕 자신까지 불길에 휘말릴 수 있다. 결국 ‘닭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가 동시에 닭을 죽이는 가장 위험한 무기’라는 역설적인 구조가 게임 전체를 관통한다.
단순히 짚만 태우면 끝나는 것도 아니다. 농장에는 닭을 노리는 쥐와 뱀이 등장하며, 노인 캐릭터의 캠페인에서는 늑대 무리까지 가세한다.
흥미로운 것은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장작에 자동 조준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장작을 던지면 전후좌우 네 방향으로 최대 세 칸까지 탐색해 쥐나 뱀, 늑대가 있을 경우 해당 방향으로 날아간다. 연속으로 장작을 던지면 하나의 적에게 몰리지 않고 서로 다른 표적으로 분산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전투도 가능하다.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소녀, 소년, 노인 등 3명이다. 단순히 외형만 다른 것이 아니라 플레이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소녀는 덫을 설치하거나 돌로 변신해 몸을 숨길 수 있고, 소년은 높은 점프를 이용해 장애물을 뛰어넘는다. 노인은 대각선을 포함한 8방향 이동이 가능하며 주변 적을 기절시키는 지팡이를 사용한다. 노인 파트에서는 늑대가 등장하는 한편, 닭장을 지켜주는 독수리도 구매해 활용할 수 있다.
3스테이지부터는 닭장 방어 요소까지 추가된다. 쥐와 뱀이 닭장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화면의 아이콘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하며 위험을 알린다. 아이콘을 누르면 카메라가 즉시 공격받는 닭장으로 이동한다. 망치로 닭장을 수리하거나 개와 고양이, 독수리 등을 배치해 방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1인 개발 게임 특유의 집요함이 눈에 띈다.
픽스팝은 별도의 게임 프레임워크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엔진으로 ‘스트로 파이어’를 제작했다. 특히 게임에 사용되는 스프라이트 166개를 모두 그림 코드 형태로 작성하고, 빌드 과정에서 이를 아틀라스로 변환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 여기에 6종의 착용 의상과 11종의 스테이지별 색상 구성까지 혼자 구현했다.
전체 콘텐츠는 총 11개 스테이지로 구성됐으며 스테이지 하나를 플레이하는 데 약 5~9분이 걸린다. 무료 게임으로 광고와 인앱결제 요소가 포함돼 있다.
최근 대규모 개발비와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운 모바일게임이 쏟아지는 가운데 ‘스트로 파이어’는 오히려 단 하나의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어붙인 작품에 가깝다.
‘불을 질러야 닭을 찾을 수 있지만, 그 불 때문에 닭을 잃을 수도 있다.’
누구나 몇 초 만에 이해할 수 있는 이 단순한 규칙이 구조, 전투, 이동, 방어와 결합하면서 얼마나 아슬아슬한 플레이를 만들어낼지가 ‘스트로 파이어’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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