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년 8월 게임스컴에서 <인조이>를 공개한 후 지금까지 어떤 변화가 있었나?
· 건축 시스템을 많이 추가했고, 모션을 AI로 생성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넣으면 조이가 그 모션을 똑같이 따라해준다. 이런 기능들을 잘 연결하면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의자를 놀이기구로 바꾸고, 의자 위에서 점프 하는 모션을 촬영해서 넣으면 마치 놀이기구 위에서 노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
유아에 대한 부분도 많이 추가됐다. 아기가 기어다니고, 소파에 기대서서 일어서기도 하고, 엄마가 아이를 안고 돌아다니는 등의 요소에 신경을 많이 썼다.
Q.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AI 기술 CPC(Co-Playable Character)를 활용한 ‘스마트 조이’의 개발 방향은?
· 스마트 조이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기획했다. 첫 번째는 조이가 주변의 상황을 탐색해서 적절한 속마음을 표현하게 만드는 것이다. AI에게 감정, 대인관계, 환경 정보 등을 주면 거기에 맞게 조이가 생각하는 걸 알게 됐기에 이것이 재미있는 플레이로 이어지도록 스마트조이로 구현했다.
다른 하나는 게임을 시작하면 조이의 성격, 감정, 기질 등을 결정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플레이어가 직접 행동을 입력하면 조이가 그것에 맞게 행동하는 기능을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인조이가 현존 게임 중 AI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특히 게임 내에서 주변의 모든 정보를 다 갖고 있다 보니 더욱 리얼하고 깊이 있는 상호작용을 만들 수 있다.
Q. 크래프톤의 역대 출시 게임을 살펴보면 시뮬레이션 게임이 전혀 없었다. <인조이>를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 사실 크래프톤 내에서 게임은 매우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잘 안돼서 선보이지 못한 것들이 많을 뿐이다. 크래프톤의 개발 문화는 많이 열려 있는 편이다. 그런 문화가 있기에 <인조이>라는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본다.
최초에 게임을 개발할 때는 ‘빠르게 만들어서 인플루언서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은 후에 다음 스텝을 결정하자’라는 생각이었다. 그런 크래프톤의 개발 철학과 문화가 <인조이>를 탄생시키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
Q. ‘심즈’의 젊음의 비약 같은 연령대 변경 아이템을 도입할 계획이 있는가? 그리고 본인의 조이 외에 다른 조이를 수정하는 기능도 제공될 수 있을까?
· 이 이야기도 꽤 많이 나오긴 했다. 조이를 젊게 바꾸는 건 안 되지만, 조이의 외형을 현재 상태로 고정하는 기능은 옵션으로 들어가 있다. 다른 조이를 수정하는 기능은 얼리 엑세스 버전에는 들어가지 않겠지만 개발은 진행하고 있다.
<인조이>에는 도시 편집 기능이 제공된다. 여기서 나무나 풀 등 세세한 요소를 바꿀 수 있는데 여기에 군중들의 의상을 바꾸는 기능도 고려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군중들의 기분을 조정하는 옵션도 있는데 이건 얼리 엑세스 버전에도 포함된다.
Q. <인조이>는 초보자들도 쉽게 진행할 수 있는 게임인가?
· 이 장르가 초보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다. 개발자로서도 지금까지 만들어본 그 어떤 게임보다 시스템이 복잡하게 느껴지더라. 시뮬레이션 게임은 매우 많은 시스템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유저들이 처음에 적응하기는 어렵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부분을 하나씩 배워나가면서 새로운 것을 깨닫는 부분도 이 장르의 재미라고 주장하고 싶다.
Q. 개발 엔진으로 언리얼 5를 선택했는데 게임을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 사회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보통 가장 먼저 사는 사람이 어려움을 겪지 않나? 그것과 비슷하다. 언리얼5가 나온 지 얼마 안 됐고 우리가 그걸로 게임을 출시하는 거의 첫 케이스다보니 엔진을 활용하고 연구하기까지 RND가 많이 필요했다.
Q. 게임 내에서 조이가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나 앱 같은 스마트폰 기능에 대한 업데이트 계획은?
· 이 부분은 다양한 것들을 꾸준히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현재도 두 조이간의 궁합을 측정하거나 상대와의 케미를 알아보는 앱을 개발 중이다. 그 밖에도 실제 SNS와 비슷하게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는 SNS도 계획 중이다. 위치 추적 기능도 넣어보고 싶다.
Q. 조이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기능을 개발 중이라 들었는데 현재 진척상황은 어떤가?
· 자연어로 명령을 입력하는 기능을 계속 개발 중이었는데, 개발 과정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 400여 명의 조이가 도시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그 중 한 조이가 600개가 넘는 정신 옵션을 갖고 있다. 만약 조이가 문자를 받으면 이 상태를 업데이트해 줘야 하는데, 자연어를 분석해서 조이들의 상태에 반영하려니 너무 복잡해지더라.
그래서 당분간은 정해진 문자를 누르는 형태가 될 것 같다. 향후 AI 기술이 발전해서 무리 없이 구현가능한 수준에 도달한다면 당연히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 있다.
Q.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과 비슷하면서도 현실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장르다. <인조이>는 이 부분의 밸런스를 어떻게 가져가는가?
· 처음 게임을 만들었을 때, 현실이 아닌 창작물인 만큼 현실을 뛰어넘는 요소들을 넣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저들과 이야기해 보니 전혀 아니더라. 빨리 뱀파이어 종족을 넣어달라거나, 벽을 통과하는 마법을 추가해달라는 등의 요구가 많았다. 그래서 얼리 엑세스 이후에는 이런 판타지 요소가 더해질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조이가 게임 내에서 동성과도 연인 관계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조이들의 성향이 게임 내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도 있는가?
· 성적 지향이 유동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인조이>는 글로벌 유저를 고객으로 하는 만큼 동성연애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성에 대한 변화를 가질 수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조이 생성 창에서 성 정체성을 편집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Q. <인조이>의 세계에서 내가 속한 지역이 아닌 타 지역의 친구를 사귀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갈 수 있을까?
· 해당 내용은 로드맵에 등록돼 있다. 대략 12월쯤 도원에서 블리스베이로 이사를 갈 수 있을 듯하다. 이사를 간 후에는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Q. 자동차를 직접 운전할 수 있다는 점은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특징이다. 그럼에도 운전의 기본 설정을 자동으로 해둔 이유는 무엇인가?
· <인조이>의 맵은 레이싱 게임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좁은 편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넓게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자동차 운전은 자동이 기본이고 옵션에서 수동으로 바꿀 수 있는데, 아직 운전으로 좋은 경험을 드리기는 어려운 수준이라 판단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 자동차와 관련된 내용은 계속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Q. 쇼케이스에 공개된 가족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요즘 저출산이 전세계적인 이슈인데 <인조이>가 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듯하다. 혹시 기획·개발 단계에서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둔 건가?
· 정확하게 보셨다. 게임 내에서 가장 중요한 UI가 맵인데, 거기에 가족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표시해 주는 가족애라는 버튼이 있다. 아무래도 개발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철학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저는 세상의 그 무엇보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에서도 그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만약 <인조이>를 통해 사람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떠올릴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 게임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Q.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할 계획이 있는가?
· 현재 개발팀 내부에서 콘솔을 비롯한 다른 OS에서 작동하는 빌드를 개발 중이다.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너무 늦지 않게 완성해서 선보이도록 하겠다. 다만, 모바일 환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Q. <인조이>의 건축이 추구하는 방향은 현대와 미래 어느 쪽인가?
· 지금까지는 현대의 스탠다드한 건축 양식을 기본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특정 테마나 초현실적인 모습으로 진행하거나, 과거로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 레트로풍 가구와 의상을 제공할 수도 있다. 특정한 방향성으로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고자 한다.
Q. 노화, 인간관계, 예상치 못한 비극과 같이 통제할 수 없는 인생의 사건에 대한 대처법이 존재하는가?
· 좋은 의견이어서 게임에 반영할 수도 있을 듯하다. 현재는 게임 내에서 야망과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냥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 냥포인트로는 고양이 도넛을 살 수 있는데, 이걸 먹으면 잠을 자지 않아도 되는 등 욕구를 무시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노화나 사망 확률을 낮추는 기능을 넣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만, <인조이>는 모딩을 하지 않고도 게임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게임 내 도시 편집 화면에서 조이들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모든 조이를 건강하게 만들거나, 사고 발생 확률을 낮추는 등 비극을 통제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으니 이를 활용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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