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기록을 써가고 있는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게임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영미권 시장에서 ‘데이브’가 성공을 거둔 데에는 유일무이한 ‘데이브’만의 장르를 개척한 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문턱을 낮춘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의 신선한 재미가 ‘대전’과 ‘경쟁’에 지친 글로벌 유저를 불러 모았다. 오는 10월 26일 ‘데이브’는 이제 스팀을 넘어 스위치로 콘솔 시장을 두드린다.
넥슨은 지난 22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데이브가 만든 웨이브’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경제·금융 유튜버 슈카와 게임 제너레이션 이경혁 편집장, 한국금융투자증권 정호윤 게임 섹터 수석 연구원이 출연해 해외 및 국내 게임시장을 진단하면서 ‘데이브’의 성공 방정식을 분석했다. 슈카와 각 전문가들의 명쾌한 해석으로 시청자들이 ‘데이브’의 성과와 시사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 “한국에선 왜 패키지 게임들이 많이 나오지 못했을까?” ‘데이브’가 게임 시장에 던진 화두
2023년은 여느 해보다도 유명 해외 콘솔, 패키지 게임들이 대거 출시돼 국내 게이머들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도 정식 넘버링 패키지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각종 커뮤니티는 게임의 비평 또는 호평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영상 초반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소개하며 “왜 국내에서는 패키지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지 못했을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글로벌과 한국 게임의 역사가 다를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 주목했다. 이 편집장은 “IMF 이후 인터넷이 보급되며 인터넷 게임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고, 국내 개발사들은 자연스럽게 수익원인 온라인 게임 개발을 우선적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그 당시 콘솔 게임과 같은 ‘어려운 길’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를 언급하며, “전 세계적으로 콘솔게임 시장이 PC 게임 시장보다 조금 더 크기 때문에, 해외 기업들은 콘솔 스탠드얼론 게임 개발의 중요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수 시장이 포화되고 게임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약 300조 원 규모의 해외 게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정 연구원은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을 타깃한 패키지 게임 개발이 주목받았고, ‘데이브 더 다이버’가 좋은 스타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편집장은 이어서 “’데이브’를 포함해 많은 국내 기업들이 콘솔, PC 스탠드얼론 게임의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한국 게임의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 북미 유저가 먼저 알아본 스팀 속 숨은 진주, ‘데이브’가 만든 ‘데이브 장르’
슈카와 전문가들은 ‘데이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가장 먼저 ‘장르적 특성’을 꼽았다. ‘데이브’는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라는 이름으로 액션, 어드벤처, 타이쿤 등 다양한 요소를 녹여내 게임의 묘미와 재미를 이끌어냈다. 이 편집장은 “‘해양’을 주제로 모든 장르적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지루하지 않은 순서로 전개된다”고 ‘데이브’의 강점을 설명했다.
또한 게임성만으로 인정받은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데이브’는 주류의 온라인 게임 문법을 탈피한, 상반된 매력을 선보였다. 정 연구원은 “심리적 피로감이 없고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게임이란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으며, 이 편집장은 “온라인 기반으로 경쟁해야 되는 게임 시대에서 ‘데이브’는 ‘게임을 즐겨라’라는 콘셉트를 굉장히 잘 전달한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데이브’가 개척한 ‘데이브 장르’가 문화적, 언어적 장벽을 넘어 전 세계 유저를 관통시킨 원동력이 된 것이다. ‘데이브’의 열혈 팬으로 알려진 북미 스트리머 ‘코카니지’는 본인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데이브’는 그간 해본 게임 중 가장 재미있고 대중적이다. 본능적으로 마음이 끌리는 게임”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편집장은 “’데이브’는 전 세계 유저들에게 ‘해양’이라는 곳이 ‘편안한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기존의 해양 게임을 다뤘던 방식들과는 차별화된 점”이라며 해외 게이머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이유로 꼽았다.
● ‘데이브’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스위치 확장으로 사랑받는 IP로 자리매김
넥슨은 창의적인 발상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출범했으며 그 결과물로 ‘데이브’를 시장에 선보였다. 김대훤 부사장은 “’우리가 게임을 왜 하지?’라는 점에 주목해 유저들이 기꺼이 시간을 쏟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집중했다”라며, “’데이브’를 사랑받을 수 있는 IP로 키우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온라인 게임에 강점이 있던 넥슨이 싱글 패키지 형식의 게임을 선보이게 된다. 김 부사장은 “온라인 게임의 메커니즘을 모두 배제하고, 오직 ‘나만의 탐험’, ‘나만의 스시집 운영’이라는 점에 집중했다”라며, 싱글 플레이의 절묘한 템포 조절을 가장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또한 ‘데이브’는 반전과 대조의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넥슨이 ‘데이브’와 같은 콘셉트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김 부사장은 “주인공이 무조건 매력적이고 능력자라는 개념을 깨고 반전과 대조의 재미를 도입했으며, 예상을 빗나가는 ‘유머코드’를 의도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창의성을 쫓아 탄생한 ‘데이브’는 넥슨의 매출 측면에서도 톡톡한 기여를 했다. ‘데이브’의 누적 매출 국가별 비중에서 한국은 단 9% 밖에 안되며, 90% 이상의 판매량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김 부사장은 “게임 개발을 위해 재투자를 진행했지만 현재 손익분기점은 훨씬 넘은 상태”라며, “’재미’에만 집중한 결과 소규모의 프로젝트여도 상업적인 성공까지 이룰 수 있다는 좋은 예시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넥슨은 10월 26일 ‘데이브’를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스위치 기기에 맞는 UI, UX 개편을 진행하고 있고, ‘데이브’ 특유의 손맛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스위치 버전이 출시될 즈음 대형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어 ‘데이브’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현 기자 (ljh@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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