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캡콤의 간판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신작 <몬스터 헌터 와일즈(이하 와일즈)>의 미디어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와일즈>의 개발을 총괄하는 ‘츠지모토 료조’ 프로듀서와 함께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토쿠다 유야’ 디렉터가 참석했다. 지난 ‘몬스터 헌터 월드’ 때 츠지모토 프로듀서와 자리를 함께했던 ‘심형탁’ 배우도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다.
세 사람은 <와일즈>를 직접 시연하며 게임의 주요 특징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표를 마친 후에는 두 개발자와 함께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아래는 현장에서 오간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공개된 PV 영상을 살펴보면 과거 작품에서 등장했던 몬스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 데 어떤 의도가 있는 건가?
· 토쿠다 : PV에서 신규 몬스터가 주로 등장하는 이유는 이번 작품의 무대가 금지된 땅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소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만큼 이를 더 소개하고 싶었는데 몬스터도 거기에 맞춰서 발표하다 보니 새로운 몬스터 위주로 공개된 것 같다. 당연히 아직 발표하지 않은 몬스터가 많이 남았으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다.
Q. 스토리 연출에서 컷신 비중이 많아졌다. 거기에 주인공에게 대사가 생기고 아이루가 사람 말을 하는데 이런 변화를 시도한 이유가 무엇인가?
· 토쿠다 : <와일즈>에는 다양한 몬스터와 환경이 마련돼 있고 시시각각 환경이 변화한다. 그래서 사냥에 집중하다 보면 여러 변화를 놓치기 어려울 테고, 이런 부분을 동반자가 보이스로 직접 알려주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동반자 캐릭터가 파트너로서 더 애착이 가는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Q. 설정상으로만 존재했던 절멸종이 등장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토쿠다 : 알슈베르도를 말씀하시는 것 같다. 새로운 종류가 나타났다기보다는 멸종한 줄 알고 있었던 개체가 발견됐다는 정도로 보시면 될 듯하다. 이 부분은 게임 초반에 등장하는 소년 ‘나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알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게임에서 확인해 주시기를 바란다.
Q. 이번에는 두 가지 무기를 함께 사용한다. 세팅을 맞추기 어렵지 않을까?
· 토쿠다 : 이것은 반드시 다른 두 종류의 무기를 써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미지 위주의 메인 무기와 상태이상을 부여할 수 있는 서브 무기를 활용하는 식으로도 세팅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두 개의 무기를 장비하도록 만든 것이며 반드시 두 개의 무기를 써야만 사냥에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다양하게 활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Q. 건랜스에 대한 변화가 눈에 띈다. 포격이 예리도를 소모하지 않고, 포격 레벨도 삭제됐고, 팀원을 날려버리는 공격도 많이 사라진 것 같은데?
· 파티 플레이의 편의성을 위해 모든 무기에서 아군 타격 요소를 줄였다. 그리고 건랜스는 무기의 콘셉트이기도 한 포격을 좀 더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고 공격이나 포격 액션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지난 테스트에서 랜스와 슬래시 엑스의 평가가 애매했다. 이 두 무기는 크게 개선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개선될지 알려줄 수 있을까?
· 토쿠다 : 조충곤, 랜스, 슬래시 액시, 한손검이 많이 바뀔 것 같다. 특히 랜스는 다양한 가드를 구사해서 반격을 통해 피해를 주는 콘셉트였다. 그런데 입력이 복잡하고 템포가 어려워서 플레이어들이 쉬운 액션만 활용하더라. 그 바람에 패턴이 너무 단순해져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슬래시액스는 속성해방베기가 리스크 대비 리턴이 너무 적어서 이 부분을 조정하고 있다.
Q. 대검을 차지하면서 방향 전환을 하는 등 이번작에서 무기 사용 편의성이 높아졌다. “대체 몬스터 패턴이 얼마나 악랄하길래 이런 기능을 넣어주는 거냐?”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는데 실제로는 어떤 의도인가?
· 토쿠다 : 집중 모드는 약점을 쉽게 공략할 수 있도록 추가한 시스템이다. 집중 모드에서는 공격 방향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전투 방식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며, 집중 모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클리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활용하면 좀 더 편해지는 정도의 시스템이다.
Q. 활이나 보우건도 편의성이 많이 증가한 것 같다.
· 토쿠다 : 알기 어려웠던 부분을 쉽게 만들자는 의도였다. 이는 모든 무기에 적용되는 공통 사항이다. 보우건은 기본 탄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변경했다. 탄환이라는 리소스를 관리하는 게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필드가 넓어져서 탄이 다 떨어지는 상황이 자주 나올 수 있는 만큼 이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다만 다른 탄종은 리소스를 잘 배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Q. 키보드·마우스 조작도 훨씬 편해진 것 같은데?
· 토쿠다 : ‘몬스터 헌터 월드’에서 키보드·마우스 조작을 사용하는 플레이어가 꽤 많았다. 특히 이번에는 개발 초기부터 PC 버전을 함께 발매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키보드·마우스 조작에도 신경 쓰면서 만들었다.
Q. 시연 버전을 플레이해 보니 척 보기에도 위험한 맵은 회복 오브젝트의 수가 적은 느낌이었다. 실제 맵 디자인에 그런 의도가 있는 건가?
. 토쿠다 : 오브젝트 분포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보다는 어느 시기인가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아마 플레이하셨을 때는 황폐기였던 것 같다. 황폐기에는 대미지를 주는 오브젝트가 많아지고, 풍요기에는 회복 오브젝트가 많아지는 식이다.
Q. 방어구에 남녀 구분을 없앤 이유는 무엇인가?
· 토쿠다 : 이번작에서 체격이 바뀌더라도 장비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졌다. 그래서 모든 방어구를 남녀공용으로 만들었다.
Q. 상처 시스템이 아이스본과는 달라진 것 같은데?
· 토쿠다 : 이번에는 특정 부위를 계속 공격하면 상처가 생기고 점점 벌어지는 식이다. 상처를 내기도 더 쉬워졌다. 무기별로 상처를 내기 쉬운 무기와 어려운 무기가 나뉘지만, 그 차이가 너무 크지는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Q. 서포트 헌터 시스템의 AI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라 생각하는가?
· 츠지모토 : 선브레이크에서 처음 시도했던 기능인데, 이번 <몬스터 헌터 와일즈>에서도 AI 헌터를 도입했다. 아무래도 초보 플레이어는 멀티 플레이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혼자서도 멀티플레이 감각을 맛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 토쿠다 : 서포트 헌터는 공격력이 높지는 않다. 대신 서포트 헌터라는 이름처럼 함정을 설치하거나 섬광탄을 던지는 등 서포트 위주의 플레이를 하도록 설정해 두었다. AI의 행동은 설정을 통해 일부 조정할 수 있으니 잘 활용해 주셨으면 좋겠다.
Q. 지난 베타 테스트에서 프레임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다. 현재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 중인가?
· 츠지모토 : 지난 테스트 버전은 아직 최적화가 진행 중인 상태였다. 현재 계속 개선을 진행 중이며 정식 버전에서는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토쿠다 : 화질이나 표현 문제도 있었다. 예를 들어 시야가 가려서 일부 오브젝트를 반투명으로 처리하는 경우 동반자의 털 등이 지저분하게 보이는 문제 같은 것들이다. 이런 부분은 확실하게 개선이 되었으니 정식 버전을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Q. 테스트에서 주로 받은 피드백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 츠지모토 : 꽤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테스트 버전에는 아직 들어가지 않은 기능들이 많은데, 그에 대한 내용들도 있었다. 가장 많이 받은 피드백은 무기 밸런스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보내주신 내용을 참고해서 조정할 계획이다.
Q. 요구 사양이 꽤 높은 편인데 여기서 더 최적화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 토쿠다 : 등장하는 몬스터의 수가 늘어나고 환경이 바뀌는 등의 요소로 인해 필요한 하드웨어 스펙이 높아졌다. 이 부분은 계속 최적화를 진행 중이다.
Q. 정식 출시 전에 추가 테스트를 할 계획이 있는가?
· 츠지모토 : 지난 베타 테스트의 주 목적은 기종간 크로스 플레이 부분을 검토하기 위해서였다. 시리즈 최초로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만큼 확실한 검증이 필요했다. 현재 정식 출시를 준비하는 단계이므로 추가 테스트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
Q. 몬스터의 이동 빈도가 잦아졌는데 그렇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 토쿠다 : 테스트 버전때는 아직 조정되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었다. 몬스터가 자주 이동하는 것도 같은 이유인데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이동 빈도를 줄일 예정이다. 도망치는 몬스터를 추적하는 것 또한 사냥의 한 부분이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세크레트를 타고 편하게 몬스터를 쫒아갈 수 있고, 임시 캠프로 빠르게 이동해 몬스터보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는 것도 가능하다. 플레이 방식을 넓혀보자는 의도다.
Q. PS5 프로에도 대응하는가?
· 츠지모토 : PS5 프로 쪽은 아직도 동작 등을 검증 중인 단계다. 정식 출시에 맞출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 자리에서 확답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Q. ‘몬스터 헌터’는 식사 연출이 훌륭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나?
· 토쿠다 : 식사 연출은 우리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기존 작품에서는 식사가 꽤 호화스러운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치즈 난 같은 소박한 소재를 맛있게 보이도록 만드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 치즈는 쿠나파 마을의 특산품이다. 치즈가 녹은 모습을 본 플레이어들이 절로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데 시간을 꽤 많이 쏟았다.
Q. ‘월드’는 업데이트를 통해 스토리를 이어 나가는 방식이었다. <와일즈>도 같은 방식인가?
· 츠지모토 : 엔딩까지 플레이해 보시면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스토리에 모두 포함돼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새로운 몬스터나 퀘스트를 선보일 계획도 있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
Q. (심형탁) 이번에 얀쿡이 참전하는 걸 보고 ‘몬스터 헌터’가 벌써 20년이나 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식했다. 혹시 다이묘자자미는 안 나오는가?
· 츠지모토 : 얀쿡은 ‘몬스터 헌터’ 초창기부터 등장했던 몬스터다. <와일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 부탁드린다. 다이묘자자미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다. 그래도 플레이어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Q. 지금까지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심에는 츠지모토 PD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츠지모토 PD가 바라보는 ‘몬스터 헌터’는?
· 츠지모토 : 우선 이 시리즈에 대해 자신이 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항상 ‘몬스터 헌터’다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된 ‘몬스터 헌터’의 세계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변화의 중심이라는 건 과분한 말씀인 것 같다. 시리즈마다 ‘몬스터 헌터’다움을 이어가기 위해 확실한 콘셉트를 가지고 가는데, 그 덕분에 ‘몬스터 헌터’가 20주년을 맞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재미있는 게임, 그리고 무엇보다 ‘몬스터 헌터’ 다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
신수용 기자(ssy@smartno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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