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9)는 외로웠다. 경기장 안팍에서 고립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오전 5시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벌어진 벨기에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0-1로 졌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하며 H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홍 감독은 지난 1,2차전에서 선발로 출전시켰던 박주영을 벤치에 앉히고 김신욱을 투입했다. 효과는 주효했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벨기에 수비진을 상대로 김신욱은 준수한 활약을 했다. 좌우 측면에 2선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을 소유하고 동료들에게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 박주영의 활약상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박주영은 1,2차전 2경기에서 총 113분을 뛰었다. 기록은 초라했다. 성공시킨 패스는 27개에 불과했다. 슈팅도 1개밖에 시도하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등번호 10번에 걸맞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박주영을 혹평할 정도였다.
1차전 러시아전에서 부진했지만, 홍 감독은 2차전 알제리전에서도 박주영을 중용했다. 끝까지 믿음을 보냈지만, 오히려 러시아전보다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결국 2번의 경기에서 홍 감독은 첫 번째 교체 아웃 대상으로 박주영을 택했다. 벨기에전에서는 벤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박주영만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2선 공격수인 이청용과 구자철 등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2번의 경기에서 박주영은 최전방에서 고립된 모습이었다. 모든 책임을 박주영에게 돌릴 수는 없는 이유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소속팀 아스널, 왓퍼드에서 리그 3경기에 출전했다. 시즌 막판에는 부상을 당해 조기에 귀국해 대표팀 주치의에게 치료를 받았다. 경기 감각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홍 감독을 결국 박주영을 최종명단에 포함시켰다. "박주영보다 나은 공격수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홍 감독의 선택에 경기장 밖에서는 비난을 받았다. 박주영은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월드컵에 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론은 대회 끝까지 달라지지 않았다. 1,2차전이 끝난 후 가장 큰 비난을 받은 선수는 박주영이었다.
결국 박주영은 고립된 채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박주영이 침묵한 한국은 3경기에서 3골을 넣는 데 그쳤다. 16년 만에 승리 없이 빈 손으로 짐을 싸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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