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앱
여기, 오픈 전부터 가슴을 터치하면 ‘뽀잉뽀잉’ 한다는 콘셉으로 주목받은 게임이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가슴만 ‘뽀잉뽀잉’하는 뻔한 TCG 일 거라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이 게임은 기대 이상의 게임성으로 많은 유저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바로 최근 가장 핫한 게임, 유스티스의 <언리쉬드>입니다. 유스티스의 대표, 그리고 유일한 개발자이자 공식 카페 지기까지 일임하고 있는 정회민 대표, Gix 님을 만나 솔직하고 유쾌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언리쉬드> 유저들이 직접 물어본 질문에 대한 답변도 받아왔답니다. 함께 보실까요?
직원이 3명. 맴버가 4명인 유명 애니메이션 <케이온>의 경음악부 보다도 못한 곳이라고 대표가 당당하게 말하는 <언리쉬드>의 개발사 유스티스. 대표이기보다는 개발자이고픈 유스티스의 Gix 님을 만났습니다.
■ 내가 재미있어야 유저들도 재미있다!
헝그리앱 : 우선 축하합니다! 현재 <언리쉬드>가 헝그리앱 게임 순위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매출 순위도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대형 퍼블리셔 없이 출시한 게임으로는 이례적인 행보가 아닐까 합니다. 간단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Gix : 우선 유저 분들 한분 한분께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희가 마케팅을 집행할 비용이 없었기 때문에 이만큼의 성과를 낸 것은 100% 유저분들의 입소문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언리쉬드>가 메이저 개발사에서 선보이는 화려한 그래픽이나 어마어마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즐겁게 플레이해주시는 유저분들께 마냥 감사할 따름입니다.
감사한 마음에 뭔가 이벤트라도 해야 하는데 제가 개발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아직 오픈 이벤트도 못하고 있어요(웃음).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안정이 되면 유저분들이 만족할만한, 재미있는 ‘뒤늦은 오픈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리쉬드>의 헝그리앱 1위 소식을 듣고 조작(?)이 아닌지 의심한 Gix 님
(사진은 Gix 님의 요청으로 부분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헝그리앱 : 소규모 회사라서 가능한, 조금은 특색있는 기업, 운영 이념이 돋보이는데요. 어떤 이념으로 게임을 만들고 계시나요?
Gix : 간단합니다. 제가 짜증이 나는 건 안 하는 거죠. 직접 플레이하면서 짜증 나는 부분이 있으면 고치거나 뺍니다. 제가 짜증 나는 부분은 유저분들도 짜증 날 것이고 제가 재미있는 부분은 유저분들도 재미있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이런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 계획입니다.
헝그리앱 : <언리쉬드>가 처음에 가슴 터치 기능으로 이슈를 끌었는데요. 정작 열어보니 가슴 만지는 건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게임 장르나 진행 방법이 사실 요즘 한참 유행했던 TCG와는 많이 다른데요. 이런 게임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Gix : TCG가 크게 유행을 하면서 한 6개월 정도 비슷한 게임이 우르르 쏟아질 거라 예상했어요. 그리고 이쯤 조금 다른 게임이 나와 인기를 끌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처음엔 생각에만 그쳤었죠. 그러던 어느 날 TCG를 플레이하다 보니까 너무 화가 나는 거에요. 안 나와도 너무 안 나오잖아?!(웃음) 그래서 내가 만들자! 라고 결심을 했죠. 사실 게임 만드는데 이유가 있나요. 그냥 만들고 싶으니까 만드는 거죠.(웃음)
헝그리앱 : 대표이면서 개발자를 일임하고 계시는데요.
Gix : 사실 대표라고 하기도 부끄럽죠. 애니메이션 <케이온>의 경음악부도 부원이 네 명이잖아요. 그런데 유스티스는 직원이 세 명이에요. 동아리보다 인원이 적은데 대표라뇨(웃음) 그냥 다른 사람에게 지시받지 않는 프로그래머, 개발자에요. 솔직히 누가 대표 대신해주면 좋겠어요(웃음)
유스티스보다 1명 더 많은 <케이온>
그렇다. Gix 님은 덕후였다!
헝그리앱 : <언리쉬드>에는 ‘가챠’나 일부 게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금 유도가 없어요. 심지어 강화용 카드는 하루에 2개 이상 구입을 못하게 막아놨는데요. 하지만 그래서 더 스킨 구입 같은 자발적인 과금을 하게 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 과금 유도 방식에서 탈피한 이유를 알려주세요.
Gix : 과금을 안 하면 절대 즐길 수 없는 컨텐츠는 제가 싫어합니다. 그래서 <언리쉬드>에도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최대한 배제하려고 합니다. 게다가 돈을 아무리 써도 얻을 수 없는 아이템이 있다니. 짜증 나잖아요?(웃음)
그리고 몇 명의 헤비 과금러들에게 게임이 의존하는 게 싫었어요. 그 일부 유저들만의 의견에 따라 게임이 좌지우지되는 건 잘못된 거니까요.
과금을 많이 한다고 최고가 되는 그런 게임은 피하고 싶어요. 과금하면 콘텐츠를 조금 더 빨리 즐길 수 있는 정도.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DLC도 게임 머니(Nyang)로 구매할 수 있는 걸 월요일에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무과금 유저분들도 되도록 배려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과금하는 분들도 솔직한 마음으로 하루에 몇천 원 정도 쓰면서 천천히 즐겨주시면 좋겠는데 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내가 오늘 이 게임을 끝장을 보겠어.’ 라는 느낌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계세요. 그러지 말아주세요(웃음). 게임을 쉬면서 하셔야죠. 천천히 즐겨주시고 과금은 가계에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계획적으로 부탁합니다. 콘텐츠 새로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데!(큰웃음)
■ 작가들이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린 일러스트
헝그리앱 : 일러스트와 캐릭터가 필요 이상으로 노출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Gix : 작가분들에게 일러스트를 의뢰할 때 요청한 게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려주세요’였어요. 아무래도 자신이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는 게 가장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과한 노출과 콘셉으로 불쾌하신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헝그리앱 : 현재 <언리쉬드>에 일러스트에 대한 사용권만 있고 저작권은 없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계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Gix : 작가분들께 돌려드리고 싶어서죠. 지금 저희는 작가분들께 일러스트 사용 저작권을 드리고 있고요. <언리쉬드> 수익의 20%도 작가분들에게 돌아갈 예정이에요. 총 40분의 일러스트 작가분들이 있으며 수익의0.5% 정도씩 지급해드리려 합니다.
개발은 저희가 하지만 게임의 특성상 절반 이상은 작가분들이 만들어 주시는 거라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이 시스템은 계속 유지할 예정입니다.
헝그리앱 : 최근 일러스트 작가분들 몸값이 많이 올라서 힘드셨을 텐데요.
Gix : 네. 정말요!(웃음) 일러스트 비용 때문에 집도 팔고(현재 Gix 님은 사무실 오피스텔에서 거주 중) 막판에는 서버 비용이 없어서 오픈을 못 할 뻔하기도 했죠.
몸값이 아주 비싼 작가는 못 쓰다 보니 직접 작가를 물색하기도 했어요. 일러스트 그려주신 분 중에 반 이상이 사회생활을 안 해보신 분들이고 아마추어분도 계세요. 그렇다고 일러스트 비용을 안 드린 건 아니고요(웃음)적어도 평균 금액을 맞춰드리려고 노력했지요.
헝그리앱 : 앞으로 <언리쉬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실지 알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유저분들께 당부의 말도 부탁드립니다.
Gix :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똑같이 갈 것입니다. 크게 바뀌는 건 없을 거에요. 거창한 계획을 잡고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라서요. 지금과 같이 제가 플레이하다가 재미있는 건 넣고 아니다 싶은 건 빼면서요.
부탁하고 싶은 말은 제가 팔랑귀라서요(웃음) 의견들이 올라오면 막 흔들립니다. 저 너무 심하게 혼내지 말아주세요(큰 웃음) ‘아 나 게임 접을거야.’ 이런 협박 하지 말아주세요. 그런 글 올라오면 ‘아 어떻게 해야 이분이 안 떠날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마음 약한 남자에요 저(웃음)
그리고 저는 그냥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거고요. 이 게임이 솔직히 대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절 너무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그냥 동네 오락실 갔더니 만나는 형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 언리쉬드 헝그리앱 유저들이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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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C 스페이스 터미널 스토리를 다시 보는 방법은 없나요? 관련된 시스템을 만들 생각은 있으신지 (클라우솔루스 유저) Gix : 생각은 있습니다. 시간이 없을 뿐이죠(웃음) 정말 괴롭습니다. 뭔가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다 해드리고 싶지만 혼자 개발을 하다 보니까 조금씩 밀리고 있네요. 스토리 다시 보기는 저도 빨리 만들고 싶은 시스템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유스티스에 취직할 수 있는 방법은? 곧 졸업하는데 최저 임금 받고 인턴이라도 써주세요(아이스티저트 외 다수의 유저) Gix : 지금 제 월급이 노동부 기준 최저 월급인데 무슨 수로 뽑습니까!(웃음) 저흰 작은 회사로 조용히 살고 싶어요.
만들면서 무섭진 않았나요? 아청법이라던가(시크팩팩 유저) Gix : 아니요. 국내 서비스가 힘들면 국내 서비스를 포기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스킨을 게임 머니(Nyang)나 풍뎅이로 구매하는 방법은 안 나올까요?(트리블하면현영민 유저) Gix : 영원히 그럴 일은 없을 거에요.(웃음) 스킨은 사실 이게 없어서 게임을 못 즐긴다 이런 콘텐츠는 아니니까요.
티스토어 출시는 안 하나요? 과금이 하고 싶어요(레알 귀차니즘 유저) Gix : 티스토어는 결제 에러가 나면 수동으로 해야 합니다(눈물) 이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거든요. SK는 결제 에러났을 때 자동으로 처리되게 해달라!
엄마들을 파티에 넣고 싶어요. 엄마들을 카드로 만들어주세요.(가축소 유저) Gix : 어떤 엄마를 죽이고 녹스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을….(웃음) 설정에 충실합니다. 죽은 사람만 카드로 나올 수 있습니다! 정 원하시면 스토리 작가분과 심각하게 논의해보겠습니다.(웃음)
남성 피격음성은 안 나오나요?(로린이매생 유저) Gix : 구하기가 힘들어요. 의외로 여성음성은 구하기가 쉬워요. 너무 안 구해져서 제가 직접 녹음까지 해봤습니다. 근데… 아, 안돼. 이건 아니야…. 마이크를 잡았을 때는 성우도 할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조만간 누군가가 녹음만 해주시면 기꺼이 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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