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섬: 죽음에 이르는 꽃(이하 하얀섬)은 외딴 섬에 고립된 주인공의 시점으로 살인자와 추격전을 벌이며, 섬을 탈출할 단서를 찾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상황과 장소에 따라 변하는 일러스트는 게임 속 현실감을 높여주며, 긴장감 넘치는 시나리오가 특징이다.
하얀섬은 작년 11월 말 첫 출시 후, 약 6주만에 글로벌 30만 다운로드 돌파했으며 이제는 그 영역을 일본, 중국으로 넓히고 있다. 이 게임은 2009년 첫 출시 이후 7년이 지난 지금도 독특한 이벤트, 특유의 게임 분위기로 꾸준하게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솔직한 말로 ‘사골’ 타이틀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그 인기는 여전하다. 그 비결을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비주얼샤워의 “개발 총괄 김종국PM과 시나리오팀 정하경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얀섬이 왔던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밝히자면?
하얀섬은 비주얼샤워를 성장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며, 그만큼 가장 애정이 담긴 타이틀이다. 2009년 첫 시리즈 하얀섬이 출시 됐으며 2011년 아이폰 출시와 함께 ‘화이트 아일랜드’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그래픽과 게임 속 미니 퍼즐 요소를 보완한 ‘화이트 아일랜드’는 올해를 빛난 게임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흥행은 ‘양날의 칼’이기도 했다. 이 변화로 인해 하얀섬3의 출시가 미뤄졌다. 피쳐폰 모바일 게임의 시대가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었고, 이미 유저들은 ‘화이트 아일랜드’로 눈높이가 올라갔다. 하지만 우리는 흥행 참패를 각오하며 하얀섬 3의 출시를 단행했다. 애초 우리는 초기 하얀섬 시리즈를 3편까지 약속했고, 지금의 하얀섬 죽음에 이르는 꽃을 선보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얀섬 죽음에 이르는 꽃’ 7년간 이어진 하얀섬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개발했다. 또한 일렉트로닉아츠, CJ의 유통을 끊고 우리 스스로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이 게임 속 8개의 에피소드가 추가됐으며 이제 1편 분량이 막바지로 향한다. 미국 드라마처럼 시즌이 끝나도, 유저들을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수시로 유저들의 반응을 모니터링 하는 중이다. 현재는 세계로 발을 넓히고 있다.
이 게임은 처음에는 2014년 12월 19일 성인판으로 발매됐지만, 최근 이를 개수하여 12세 버전으로 변경했다.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선택인가?
대중적으로 다가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다. 국가마다 시체, 피, 흉기 등 규제를 두는 방향이 다르다. 이런 우려를 줄이기 위해 그래픽보다는 시나리오에 중점을 뒀다. 기간은 1달여 간을 소모했으며 자극적으로 보일만한 ‘욕설’을 포함한 자극적인 표현은 대체로 순화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19세 버전을 그리워하는 유저들도 남아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
하얀섬 죽음에 이르는 꽃 같은 기존 게임의 리메이크는 지루할 수 있다. 혹시 유지하고 싶은 것이 있었나?
게임이 지루해지는 것은 시나리오의 반복 됨이다. 우리는 그런 것을 충분히 주의했다. 우리의 모토는 언제나 다른 길을 가는 것이다. 이런 고집이 없었다면 지금의 비주얼샤워는 없다. 과거 호평을 받았던 ‘화이트 아일랜드’의 핵심 인원은 이를 위해 아직도 남아있고, 이 게임의 완결 때도 만찬가지다.
실제로도 이를 위한 시나리오, 힌트 시스템, 과금 시스템 등 많은 것이 변했다. 아직까지 ‘하얀섬’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틀은 유지했지만, 이번 3월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하얀섬’이 시작된다.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이를 위한 떡밥이다.
반면 계속 유지하고 싶은 것은 남들과 다른 오프라인 이벤트다. 대표적으로 ‘순교자의 탑’이벤트가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게임 속 8개의 숫자를 숨겨 놓았고, 구글 어스에 입력하면 충정로에 위치한 서서문 공원의 위치가 나온다. 실제로 그곳에는 ‘순교자의 탑’이라는 비석이 있다. 거기에 적힌 ‘11장 25절, 26절’의 메시지를 게임 속에 넣었는데 유저는 이를 찾기 위해 돌아다녀야만 했다.
먼저 비밀을 푼 유저에게는 ‘레버 모양의 트로피.’, ‘순금 동전’ 등 기상천외한 상품이 제공됐다. 이제 하얀섬에 다운로드가 곧 40만에 육박한다. 이번에도 이를 기념한 히든 이벤트가 진행되는 중이며, 이번에도 상상 그 이상의 상품을 준비했다.
이 게임은 노력만 한다면 과금 없이 게임을 진행 수 있다. 따로 부과적인 과금 요소를 만들 예정은 있나?
솔직히 어드벤처 게임 환경상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가 힘들다. 무엇보다 우선은 에피소드 시나리오에만 일단 힘을 쏟고 싶다. 유저 분들에게 새로운 것을 체험시키고 싶은 마음만 앞선다. 지금으로써 우리에게 가장 힘이 되는 말은 ‘예전 시리즈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라는 평가다.
음성 더빙 문제에 관해서도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솔직히, 많은 고민을 하는 중이다. 음성 더빙을 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게임에 몰입감을 위해서다. 게임 분위기를 위해 필요한 효과음을 중점으로 뒀다. 하지만 지속해서 유저들도 원하고 있기에 계획은 있다.
하얀섬 죽음에 이르는 꽃은 비주얼샤워의 10여 년간에 노하우가 담겨 있다. 실제로도 게임도 많이 진일보해왔다. 이 같은 기술 발전에 핵심은?
박홍관 대표님이 깐깐할 정도로 게임 제작에 관한 고집이 강하다. 이 고집은 대표님이 하얀섬의 필수 시스템인 RANN 엔진과 작가 스스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화이트스크립트 엔진까지 개발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이 엔진은 초기 때부터 유지, 보수를 해왔고 지금에서는 하얀섬을 개발에 있어 가장 최적화된 엔진이다. 물론, 현재 시장에는 좋은 엔진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엔진을 사용하는 것은 ‘차별화’를 중시하는 우리의 모토에서 벗어난다.
요즘 업계에 텍스트에 비중을 든 게임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얀섬이 경쟁할 수 있는 큰 매력은 뭔가?
어드벤처 게임은 종류의 상관없이 플레이 시간도 짧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장르에 대한 관심을 끌게 한다. 한 게임에서 좋은 느낌을 받은 유저가 있다면, 다른 게임도 찾아보는게 순리다. 때문에 공생관계에 놓여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만, 하얀섬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어드벤처 게임으로 살아남은 오랜 IP라는 점이다. 대중화를 위한 영화 콜라보레이션도 항상 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추후 나올 차기작에 요즘 많은 게임이 시도하는 VR과 라이브 2D 기술이 도입될 가능성은?
우리는 항상 변화하는 것이 목표다. 때문에 VR과 라이브 2D 기술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아직 어떤 게임에 적용할 지는 밝히 수는 없다.
일단은 3월에 ‘비욘드 더 바운즈’란 타이틀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얀섬과는 다른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솔직히, 우리도 개발하는 도중에 웃는 일이 많다. 그만큼 기대하셔도 좋다.
정호 기자(jh@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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