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넷마블게임즈는 퍼니파우의 소울킹(SoulKing)을 소프트 런칭 방식으로 출시했다. 싱가포르와 캐나다 지역에 iOS와 안드로이드 버전을 동시에 출시, 정식 출시 전까지 6개월에 걸쳐 엄청난 고행을 거듭했다.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불모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면 글로벌 게임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넷마블게임즈의 강력한 의지이기도 한 넷마블게임즈의 소프트 런칭.
시간이 흘러 소울킹은 살아남았고, 소프트 런칭 최초 출시 이후 정식 출시가 임박한 지금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게임으로 거듭났다. 헝그리앱은 소프트 런칭 출시부터 소울킹을 계속 눈여겨보고 있었기에 인터뷰는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그래서 인터뷰를 앞두고 단 하나의 질문을 보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퍼니파우의 서우원 대표와 밀도 깊은 토론을 인터뷰 형식으로 글로 옮겨본다.
기존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 RPG의 교과서 콘텐츠, 이미 정형화 된 콘텐츠와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상 후발주자인 소울킹의 위치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울킹은 어떠한 모습과 전략으로 다가설 것인지 '방향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 번쯤은 제대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가 진행한 프로젝트가 과연 제대로 통할 수 있을지 중요했다. 그저 뻔한 모바일 RPG로 평가받는 것보다 '아~ 저 게임은 조금 다르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프트 런칭은 우리에게 중요했다. 게임의 인지도가 전혀 없는 지역에서 콘텐츠의 순수한 경쟁력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권 국가에서 극한의 상황에 내몰리며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고달팠지만, 결과는 알차고 게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단초가 됐다.
이미 평준화된 모바일 RPG 시장에서 신선함과 익숙함이라는 키워드를 공유, 게임에 녹여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말로는 두 가지 모두를 반영해야 상품의 가치나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히려 기존에 서비스 중인 모바일 RPG를 학습한 유저들의 수준은 예년과 달리 높아졌다.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그래픽 효과, 시스템, 콘텐츠의 개연성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샅샅이 살핀다. 정말 어설픈 게임은 빛도 보지 못하는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래서 소울킹은 캐릭터의 개성과 스킬, 각종 모드를 구현하기 전에 RPG의 재미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부터 찾기 시작했다. 과연 유저들은 어떤 RPG를 좋아하느냐라는 수동적인 자세보다 'RPG는 ~~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중요했다.
그 결과 우리는 '일상의 특별함'에 대해 생각했다. 서버 점검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소울킹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짬을 내어 게임을 플레이할 때를 생각했다. 짬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일상이다. 이러한 일상에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소울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RPG는 성장, 캐릭터를 키운다는 것, 이들과 함께 싸울 동료가 있다는 점만을 생각했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 시간과 상관없이 잠깐을 플레이하더라도 소울킹의 이미지를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했다. 나를 대신해서 스마트 폰의 화면에서 싸우고 있다면 분신의 역할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지금 할만한 게임이 없어서 호기심이 발동해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 확실한 명분이 소울킹에 필요했다. 그래서 소울킹은 눈에 들어오는 외형적인 그래픽과 모드에 은연중 바둑이나 장기의 전략과 변수 요소를 촘촘하게 배치했다.
예측불허 스킬전략 RPG라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투는 간편하게 자동으로 할 수 있지만, 유저를 상대로 한 A.I는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던진다. 물론 일정 수준의 팀을 구성했다면 자동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아슬아슬한 힘겨루기라면 자동 전투 대신 직접 타이밍을 조절, 승리했을 때 쾌감은 커진다.
우리는 이러한 요소를 소울킹의 방향성이라 생각했다. 그저 자동이 수동 전투를 통한 승리의 성취감은 조그만 요소일 뿐 실체는 '자신이 처음 접했던 RPG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것'으로 소울킹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했던 RPG의 기억, 소울킹으로 그 소중한 기억을 돌려주고 싶다.
정동진 기자(jdj@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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