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게임 개발사 10챔버스가 개발중인 신작 <덴 오브 울브즈>의 신규 정보를 공개했다.
10챔버스는 ‘울프 안데르손’, ‘사이먼 비클룬드’를 비롯한 ‘페이데이’ 개발진이 모여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19년에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협동 슈팅 게임 ‘GTFO’를 선보이며 뭇 게이머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고 충성 팬층을 형성한 바 있다.
전작인 ‘GTFO’의 바탕이 ‘호러’ 였다면, <덴 오브 울브즈>는 ‘페이데이’ 개발진의 아이덴티티를 이어가듯 ‘하이스트’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고전적인 강도질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하이스트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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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덴 오브 울브즈>의 난이도는 ‘GTFO’에 비해 한층 쉬워졌다. 불친절한 UI, 찾기 힘든 목표, 턱없이 부족한 자원 등 안 그래도 어려운 게임을 더 어렵게 만드는 이런 요소들이 대폭 완화된 것. 물론 비교 대상이 ‘GTFO’인 시점에서 이미 일반적인 범주의 난이도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GTFO’에 비해서는 슈팅쪽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추가로 ‘다이브’ 시스템을 통해 게임에 한층 특별한 개성을 부여했다. 다이브는 <덴 오브 울브즈>에서 인간의 뇌를 해킹하는 기술을 지칭하는 용어다. 게임에서는 이 과정을 초현실적인 필드에서 미션을 달성하는 구조로 표현하고 있다. 시연 버전에서는 중력이 이상하게 작용하는 세계에서 제한 시간 내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 플랫포머 형태의 미션을 체험할 수 있었다.
10챔버스의 야심작 <덴 오브 울브즈>는 어떤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있을까? 공동 창립자이자 내러티브 디렉터인 ‘사이먼 비클룬드’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로빈 비요르켈’을 만나 <덴 오브 울브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좌)공동 창업자 ‘사이먼 비클룬드’ / (우)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로빈 비요르켈’
Q. 작년 도쿄 게임쇼와 비교해서 개발이 많이 진행된 것 같다. 현재 개발 진척도를 대략 몇 퍼센트 정도로 보는가?
· 퍼센티지로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 우선 게임의 그래픽적인 부분은 풀 프로덕션에 맞게 만들어졌다. 다만 2025년 내 출시 예정은 없다. 현재 게임은 완성 단계까지 아직 한참 남았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게임을 궁금해하는 팬들을 위해서다. 정식 출시 이전에 얼리 엑세스로 먼저 선보이겠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Q. 지난 10월에 유니티 6가 출시됐다. <덴 오브 울브즈>도 엔진을 유니티 6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는데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체감되는 부분이 있는가?
· 실제로 많은 부분이 체감됐다. 유니티가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새 기능이 많이 추가되는데, 이번에는 특히 안정화가 잘 되어 있었고 기능적으로도 체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유니티 6으로의 스위칭 작업이 굉장히 쉬웠고, 렌더링 부분도 많이 향상돼서 게임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았다.
Q. 메인 스테이지의 음악은 긴장감이 있었고, 다이브를 할 때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더라. 상반된 두 스테이지의 음악을 어떻게 구성했는가?
· 전작 ‘GTFO’의 경우에는 공포감을 주는 음악 위주로 작곡했다. <덴 오브 울브즈>의 경우 쿨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도록 랩, 힙합, 트랩 등의 장르로 BGM을 구성했다. 플레이어가 갱스터로서 기분 좋게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만들려는 의도다.
다이브의 경우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한 세계다. 그래서 음악도 이상하게 만들었다. 일부로 곡의 박자를 비틀거나 해서 플레이어가 이상한 세계에 떨어졌다는 느낌을 전달하려고 했다. 그리고 60초로 시간이 제한된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긴박해지는 느낌을 넣었다. 이런 부분이 유저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파쿠르만 체험할 수 있었는데, 이후에는 파쿠르 외에도 정말 다양한 것들이 나올 예정이다. 다이브 세계 안에서 다시 총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고 그밖에 온갖 흥미로운 미션들이 들어갈 텐데 이런 요소들까지 반영해서 BGM도 정말 다양하게 들어갈 것이다.
Q. 시연 버전 플레이에서는 큰 갱단이 은행을 점거한 듯한 인상이었다. 실제로 그런가?
· 우리 게임에서는 선악 구도를 넘어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게임에서는 겉으로는 평범한 기업처럼 보이지만, 뒤로는 범죄자들을 이용해 원하는 걸 얻으려는 이중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스테이지의 모습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시연 버전 스테이지는 갱들이 은행을 점거한 것처럼 보이도록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고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기도 하다.
Q. 그렇다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스테이지도 있는 건가?
· 저지 드레드라는 영화에 나오는 메가시티처럼 굉장히 큰 하나의 건물이 도시를 이룬다. 그 안에 온갖 다양한 것들이 다 있다. 상층부에는 부유한 자들을 위한 펜트하우스 같은 시설이 있는 반면, 하층부로 내려갈수록 슬럼가에 가까운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만큼 스테이지에서도 다양한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게임 내 배경은 미디웨이 시티지만, 다이브 속 세계에서는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스웨덴의 탑 등 다양한 장소를 경험할 수 있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다이브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장소를 탐험해 볼 수 있는 셈이다.
Q. 다이브에 대해 좀 더 설명해줄 수 있나?
· 다이브는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개발자에게도 흥미로운 장치다. 한계를 두지 않고 정말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번 시연 버전에서 체험한 다이브는 다른 세상 같은 느낌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이브는 본 게임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딱히 정해진 룰도 없다. 플레이어로서는 얼핏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다이브의 세계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사망하거나 클리어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다. 자유도가 굉장히 높은 만큼 개발자로서 몹시 흥분되는 콘셉트라 할 수 있다.
Q. 다이브가 전투의 일부가 아니라 메인이 되는 콘텐츠도 있을까?
· 아직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 다이브가 굉장히 새로운 컨셉이고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다고만 말씀드리겠다. 다이브 안에 다시 다이브가 있다거나, 다이브 시간이 더 길어지는 등 한계가 없다.
더욱이 <덴 오브 울브즈>는 새로운 IP이고 모든 룰셋을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온갖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블랙 미러나 매트리스 같은 작품에서 설정이나 스토리에 대한 영감을 받기도 했다.
Q. 협력 게임인 만큼 함께 플레이할 사람을 찾는 것도 난관이다. <덴 오브 울브즈>에는 이를 도와줄 만한 장치가 마련돼 있을까?
· 이번에는 함께 게임을 진행할 다른 플레이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거나, 서로 실력 차가 많이 나는 플레이어끼리도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스타일이나 목적을 갖고 게임에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실력이 아주 뛰어난 플레이어라면, 다른 초보 플레이어를 보호해 주는 용병 같은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지 않겠나?
소셜이나 커뮤니티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10챔버스가 코옵 게임을 계속 만드는 이유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발전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Q. 각 미션에서 훔친 돈은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가?
·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웃음). 아직 정확한 사용처를 밝히긴 어렵지만,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뭔가를 구매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게임에는 스코프나 탄창 등의 파츠를 장착해 내가 원하는 무기를 만드는 크래프팅 요소도 마련돼 있다.
그리고 훔친 돈은 플레이어의 실력을 측정하는 도구로도 활용된다.
Q. <덴 오브 울브즈>는 기술이 발달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약간 SF적인 느낌도 가미된 것 같은데, 이 설정이 실제 게임 플레이에도 영향을 주는가?
·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미래적인 느낌이 적었을 것이다. 다만, 창밖의 풍경을 보면 어느 정도 그런 느낌을 확인할 수는 있다. 메가 시티 내부에는 햇볕이 들지 않기 때문에 이를 대신하기 위한 인공 태양 같은 것들 말이다.
다만, <덴 오브 울브즈>에서는 이런 SF 설정을 자유로운 창작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한다. SF 요소를 주력으로 삼는 게임은 아니다. 예를들어 과거 스타트랙처럼 특수한 수트를 착용하고 레이저를 쏘는 그런 형태의 SF는 아니다.
실제로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큰 틀에서는 지금과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1982년에 나온 블레이드 러너의 경우, 작중 무대는 201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에는 2019년이라고 하면 막 길거리에 로봇들이 돌아다닐 것 같은 상상을 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Q. 마지막으로 <덴 오브 울브즈>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 사이먼 : 우리는 한국 게이머들을 존중한다. 한국 게이머들은 아시아 시장에서 거의 초창기부터 PC 게임을 즐겨온 이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는 어렵고 도전적인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한국 게이머들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한다. 1인칭 코옵 슈터에 관심이 있다면 꼭 우리 게임을 확인해주기를 바란다.
▲ <덴 오브 울브즈> 프리 알파 버전 플레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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