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요정을 때리다가 막타를 치기 직전에 전화가 와서 막타를 놓친 아쉬움에 눈물을 흘려본 적 있는가?, 조금은 버거운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물약을 마셔가며 겨우 겨우 잡기 직전에 걸려온 전화 한 통 때문에 차디찬 바닥과 조우한 경험은?
이런 사례들은 드문 경우지만, 헝그리앱의 여러 게시판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따금씩 찾아 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다. 실제 모바일 게임은 통화와 문자 송수신 등 통신이 주목적인 휴대전화에 세들어 살고 있는 입주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건물주인 휴대전화의 통신기능 때문에 불편하다고 해서 맘놓고 불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과거 피처폰 시절 모바일 게임 대부분은 싱글플레이 또는 제한된 네트워크 플레이만 가능한 게임이었기에 통화나 문자 때문에 불편한 상황은 그리 많지 않았고, 있다고 해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점차 무선 인터넷을 활용한 네트워크 플레이를 제공하는 모바일 게임이 많아지고 풀네트워크 게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뀌면서 앞선 사례와 같은 불편도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모바일 게임시장 초기에는 통화와 문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게임을 개발한 개발사도 많았다. 실제 게임 중 전화가 걸려오거나 문자를 확인하면 메모리 부족으로 느려지거나 아예 종료되는 등 문제가 적지 않았다고.
만약 이런 통화/문자로 인한 문제를 악용한다면?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상대와 실시간으로 대결하거나 경쟁할 때 전화를 걸어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행위는 쉽지 않지만 서브폰이 있거나 조력자가 있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변칙기술(?)까지 동원해서 이겨야 할만큼 모바일 게임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뿐더러 지정한 상대와의 대결보다는 주로 무작위 매칭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통화기능 악용의 확산을 우려할 수준까지는 아닌 상황이다.
단 현재 모바일 게임이 PC MMORPG와 비슷한 수준까지 발전하고 게임 내 성을 차기하기 위한 공성전 등 모바일 게임 플레이가 점점 더 큰 파급력을 갖춘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기존 PC온라인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근시일 내 MMORPG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데,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업들도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게임 중 전화가 걸려오더라도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서 동시에 상대와 통화할 수 있는 '플러스 콜'을 도입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통화 이외에도 많은 콘텐츠를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스마트폰의 특성에 맞춰 집주인(통화)가 자리를 양보해 줬다고나 할까?
통신기기인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게임시장은 그 자체의 특수성으로 인해 변수가 많은 재미있는 시장임에 분명하다.
헝그리앱 김경태 기자(kkt@mo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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